한눈에 보기
• 미국 조폐국이 1센트 동전 하나를 만들어 유통하는 데 2024 회계연도에 3.69센트가 들었고, 30억 개 넘게 찍어 8,530만 달러의 손실이 났습니다. 캐나다에서는 페니 한 개에 약 1.6센트가 들어 2013년 유통을 멈췄습니다.
•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13년 유로존의 1·2센트 동전 누적 발행 손실을 14억 유로로 추산했고, 핀란드와 네덜란드는 이미 현금 결제를 5센트 단위로 반올림합니다. 한국은 1원·5원 주화의 생산과 유통을 약 20년 전에 멈췄고, 10원 주화 하나의 원가는 40원에 이릅니다.
• 동전을 없앤 나라들은 같은 규칙을 씁니다. 현금 결제의 최종 금액만 가장 가까운 5단위로 맞추되, 1·2·6·7로 끝나면 내리고 3·4·8·9로 끝나면 올리며, 카드와 계좌이체는 그대로 둡니다.
1. 동전 하나가 액면가보다 비싸질 때
동전은 원래 정부에게 이익을 남기는 물건이었습니다. 금속과 제조비보다 액면가가 높으면 그 차액, 곧 화폐 발행 이익이 국고에 남습니다. 그런데 물가는 오르고 금속값도 오르는데 액면가는 그대로인 최소 단위 동전에서는 어느 순간 이 관계가 뒤집힙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2025년 7월 경제 브리프에 따르면 미국 조폐국이 1센트 동전 하나를 만들어 유통하는 비용은 2024 회계연도에 3.69센트였고, 그해 30억 개가 넘는 페니를 찍어 8,530만 달러의 발행 손실을 냈습니다. 만들수록 손해가 나는 돈입니다.
이 현상은 미국만의 일이 아닙니다. 캐나다 정부는 2013년 페니 유통 중단을 발표하면서 “페니 한 개에 거의 1.6센트가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13년 1·2유로센트 동전에 관한 보고서에서 회원국 대부분이 “액면가의 최대 4배에 이르는 조달 비용”을 감당하고 있으며, 자료를 낸 5개 회원국의 단순 평균 조달 가격은 액면가의 약 150%, 가중 평균은 약 300%에 가깝다고 적었습니다. 유로존 전체로 보면 1·2센트 동전 발행의 누적 순비용, 곧 마이너스 발행 이익이 14억 유로에 이른다는 추산입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조선비즈의 2026년 2월 보도에 따르면 “10원짜리 동전 한 개를 생산하는 데 원가로 40원이 들어가게 됐”습니다.
2. 캐나다 2013년: 페니를 없애고 규칙을 남기다
캐나다는 최소 동전 폐지의 교과서적 사례로 자주 인용됩니다. 캐나다 재무부는 2012년 7월 발표에서 페니 폐지 이유를 네 가지로 들었습니다. 액면가에 비해 지나치게 높고 계속 오르는 생산 비용, 가정마다 쌓여 가는 페니, 환경 부담, 그리고 소매업체와 금융기관과 경제 전체가 짊어지는 취급 비용입니다. 정부는 “페니 폐지로 납세자가 절약하는 금액은 연간 1,100만 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고, 2013년 2월 4일 캐나다 왕립조폐국이 금융기관에 페니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동전을 없애면서 함께 정한 규칙입니다. 캐나다 정부가 안내한 반올림 지침은 현금 결제의 최종 금액에만 적용되며, “1, 2, 6, 7센트로 끝나는 금액은 내림”, “3, 4, 8, 9센트로 끝나는 금액은 올림”, “0센트와 5센트로 끝나는 금액은 그대로”입니다. 개별 상품 가격이 아니라 계산대의 합계 금액을 대상으로 하고, “수표 결제나 전자 결제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고 정부는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페니는 그 가치를 무기한 유지하며, 받기로 한 업체와의 현금 거래에서 계속 쓸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폐지란 법정통화 지위를 박탈하는 일이 아니라 새로 만들지 않고 공급을 멈추는 일이었습니다.
3. 미국 2025년: 페니 생산의 끝과 반올림의 비용
미국은 오랫동안 페니를 유지했지만 2025년에 방향을 바꿨습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브리프는 2025년 5월 미 재무부가 페니 소재(블랭크)의 마지막 주문을 냈고, 생산은 2026년 초까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리합니다. 같은 자료는 미국이 최소 동전을 없애는 첫 나라가 아니라는 점도 짚습니다. 미국 자신이 1857년에 반센트 동전을 폐지했고, 뉴질랜드는 1990년에 1·2센트를, 오스트레일리아는 1992년에 같은 동전을, 캐나다는 2012년에 페니 생산을 멈췄습니다.
이 브리프의 핵심은 반올림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손해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계산입니다. 연구진의 추정에 따르면 페니만 없애 현금 거래를 5센트 단위로 반올림할 때 소비자가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은 연간 약 600만 달러이고, 페니와 5센트 니켈을 모두 없애 10센트 단위로 반올림하면 최대 5,600만 달러까지 늘어납니다. 페니 발행 손실 8,530만 달러와 나란히 놓으면, 동전 하나를 없애는 결정이 정부 회계와 소비자 부담 사이의 저울질이라는 점이 드러납니다. 반올림은 공짜가 아니지만, 계속 찍는 것도 공짜가 아닙니다.
4. 유로존: 한 통화, 나라마다 다른 동전 정책
유로는 하나지만 1·2센트 동전을 대하는 태도는 나라마다 다릅니다. 집행위원회의 2013년 보고서는 핀란드와 네덜란드의 상황이 다른 유로존 국가와 다르다고 적습니다. “유로 도입 직후 핀란드는 1·2유로센트 동전의 발행을 잔여 수량으로 줄였고, 네덜란드가 2004년 9월 이 방식을 따랐”으며, 두 나라는 반올림 규칙으로 유통량을 낮게 유지합니다. “핀란드에서는 현금 결제를 가장 가까운 5센트로 반올림하는 규칙이 법으로 정해져 있고, 네덜란드에서는 2004년 9월부터 소매업계와 소비자단체의 합의에 따라 비슷한 규칙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유로존 전체를 위한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현재대로 발행을 계속하는 것, 비용을 낮춰 계속 발행하는 것, 발행을 멈추고 소매점·은행을 통해 짧은 기간에 동전을 회수하며 구속력 있는 반올림 규칙을 적용하는 ‘신속 회수’, 그리고 발행은 멈추고 반올림 규칙은 적용하되 동전은 법정통화로 남겨 두어 높은 분실률 때문에 자연히 사라지게 하는 ‘점진적 소멸’입니다. 보고서는 유로바로미터 조사에서 시민들이 현재 동전 체계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고도 적어, 이 문제가 순수한 회계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 심리와 물가 인식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유로존이 그 뒤로도 공통 결정에 이르지 못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히는 지점입니다.
5. 한국: 1원·5원의 조용한 퇴장과 10원의 딜레마
한국의 최소 동전은 폐지 선언 없이 사라졌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1966년부터 한국조폐공사가 제조한 10원·5원·1원 주화를 통용시켜 주화 생산의 국산화를 이뤘고, 1970년 100원화를 처음 주조하고 1972년 50원화를 발행해 주화 체계를 확립했습니다. 그로부터 40년 뒤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한국은행 화폐연대자료는 2006년 12월 크기를 줄인 새 10원화가 구리씌움 알루미늄 소재로 발행되었다고 기록합니다. 재료비를 낮추기 위한 변경이었습니다.
조선비즈의 2026년 2월 보도는 그 뒤의 상황을 전합니다. “1원짜리와 5원짜리 동전 생산과 유통이 전면 중단된 것도 20년이 지났”고, 10원 동전 하나의 원가는 40원이 되었으며, 설문에서 집에 두고 쓰지 않는 방치율이 10원 89.7%, 50원 89.6%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은 “작년 시중 유통을 위한 동전 신규 주문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동전 발행 자체를 폐지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캐나다처럼 날짜를 정해 없애는 대신, 새로 찍지 않으면서 이미 있는 동전이 도는 동안 결제를 카드와 앱으로 옮겨 가는 방식입니다. 법정통화 지위는 그대로이므로 1원과 5원도 여전히 돈이지만, 계산대에서 그것을 볼 일은 거의 없습니다.
6. 반올림은 누구에게 유리한가
동전 폐지에 대한 가장 흔한 걱정은 “상점이 항상 올림해서 소비자가 손해 본다”는 것입니다. 캐나다와 핀란드가 택한 대칭 반올림은 이 걱정에 대한 제도적 답입니다. 끝자리 1·2와 6·7은 내리고 3·4와 8·9는 올리므로, 거래가 많이 쌓이면 올림과 내림이 서로 상쇄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반올림이 합계 금액에만 적용되고 카드 결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지적되는 논리대로, 개별 상품 가격을 반올림하면 상점이 가격표를 조정해 이익을 볼 여지가 생기지만 최종 합계만 반올림하면 그 여지가 줄어듭니다.
그래도 비용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추정처럼 미국에서 페니 폐지 뒤 소비자 부담은 연간 약 600만 달러로 계산되었고, 집행위원회는 반올림이 자주 사고 현금으로 자주 내는 품목에 영향을 주면 물가 상승 기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기록했습니다. 최소 동전 폐지는 ‘손해가 없는 정책’이 아니라, 동전을 계속 만드는 데 드는 확실한 손실과 반올림이 낳는 작은 불확실성 사이에서 하나를 고르는 정책입니다.
7. 소액 동전을 대할 때 기억할 세 가지
첫째, ‘폐지’와 ‘생산 중단’을 구분합니다. 캐나다의 페니, 한국의 1원과 5원은 모두 법정통화로 남아 있습니다. 없어진 것은 새로 찍는 일과 은행을 통한 공급이지, 돈으로서의 자격이 아닙니다.
둘째, 반올림 규칙의 범위를 확인합니다. 어느 나라에 가든 반올림은 현금 결제의 최종 합계에만 적용되고 카드·계좌이체·수표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 표준입니다. 영수증의 개별 가격이 반올림되어 있다면 그것은 제도가 아니라 상점의 선택입니다.
셋째, 숫자를 그 나라의 회계연도와 자료 연도와 함께 기억합니다. 미국의 3.69센트는 2024 회계연도, 캐나다의 1.6센트는 2013년, 유로존의 14억 유로는 2013년 보고서, 한국의 40원은 2026년 초 보도의 숫자입니다. 금속값이 움직이면 이 숫자들도 움직이고, 그래서 최소 동전의 운명은 한 번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다시 계산되는 문제입니다.
출처 및 참고자료
- Federal Reserve Bank of Richmond (Zhu Wang & Russell Wong) — Rounding Up: The Impact of Phasing Out the Penny (Economic Brief 25-27, July 2025) (접근일: 2026-09-07)
- Government of Canada (Department of Finance) — Minister of Finance Announces Transition Date for Elimination of the Penny (2012) (접근일: 2026-09-07)
- Government of Canada / Royal Canadian Mint — Government of Canada and Royal Canadian Mint Bid Farewell to the Canadian Penny (2013) (접근일: 2026-09-07)
- European Commission (EUR-Lex) — Communication COM(2013) 281: Issues related to the continued issuance of the 1 and 2 euro cent coins (접근일: 2026-09-07)
-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 은행권과 주화의 변천 (접근일: 2026-09-07)
- 한국은행 — 화폐연대자료: 2006년 이후 (접근일: 2026-09-07)
- 조선비즈 (2026-02-08) — [정책 인사이트] 10원짜리 동전, 원가는 40원… ‘동전 안 만들기’ 고민에 빠진 한은 (접근일: 2026-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