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답, 방향을 지키려고 면적을 내준 지도
메르카토르 도법(Mercator projection)은 방향을 정확히 지키는 대신 면적을 왜곡한다. 그래서 세계지도에서 그린란드(Greenland)가 아프리카(Africa)와 비슷한 크기로 보인다. UN News는 실제로는 아프리카가 약 14배 크다고 전한다. 국토지리정보원(NGII)은 둥근 지구를 종이와 같은 평면에 옮기는 과정을 지도 투영이라고 정의한다. 평면으로 옮기는 단계에서 왜곡이 남는다고 설명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모든 평면 지도가 어떤 식으로든 지표면을 잘못 나타낸다고 밝힌다. 그러니 지도가 틀렸느냐를 묻기보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내주었는지를 묻는 편이 낫다고 볼 수 있다. 메르카토르 도법이 지킨 것은 방향이고, 내준 것은 면적이다.
모든 평면 지도는 왜곡된다 — 미국 지질조사국 지도 투영법 문답
미국 지질조사국의 지도 투영법 문답 페이지는 왜곡을 피할 수 없다고 적는다. 지구 전체 표면을 참되게 나타내는 일에서는 어떤 평면 지도도 지구의를 따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같은 페이지의 메르카토르 설명을 한국어로 옮기면 이렇다. "기본 메르카토르 도법은 그 범위 안 어디에 직선을 그어도 그 직선이 참방향을 보여 주는 유일한 지도이지만, 메르카토르 도법 지도에서 거리와 면적은 지도의 극지방 부근에서 심하게 왜곡된다." 이 문장은 원문 그대로가 아니라 뜻을 옮긴 것이다. 원문은 미국 지질조사국 누리집의 이 문답 페이지에서 직접 읽을 수 있다.
국토지리정보원도 거리, 방향, 모양, 면적이 모두 정확하게 반영된 지도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적는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해안측량국은 해도의 평면화를 구면 위 위치를 수학적으로 원통면에 투영하는 방식으로 설명한다. UN News는 방향 보존의 대가로 면적이 희생되었다고 전한다. 같은 보도는 육지가 적도에서 멀어질수록 점점 더 크게 나타난다고 적는다. 두 설명을 함께 놓으면 왜곡은 실수가 아니라 선택의 결과로 볼 수 있다.
1569년에 발표된 도법과 해도 실무 — NOAA 해도학 안내
UN News는 플랑드르 지도제작자 게라르두스 메르카토르(Gerardus Mercator)가 1569년에 이 도법을 고안했다고 전한다. 같은 보도는 그 목적이 해상 항해의 실무 문제 해결이었다고 적는다. 미국 해양대기청 해안측량국도 직사각형 메르카토르 도법이 1569년에 처음 발표되었다고 적는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이 도법이 장거리 항해를 위해 고안되었다고 설명한다. 두 지점 사이를 같은 방위각으로 항해할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로 적혀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대부분의 해도가 메르카토르 도법을 쓰는 까닭을 직선으로 설명한다. 해도 위에 그은 직선이 침로가 일정한 선, 곧 등침로선(rhumb line)이 되기 때문이다. 전자해도(ENC) 자료를 쓰는 ECDIS와 여러 항해 시스템도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표시한다. 같은 기관의 해도 축척은 1:2,500에서 1:1,000만 사이다. 전통적인 종이 해도 발행은 2024년에 끝났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원통과 접하는 적도 주위에서는 면적의 왜곡이 없다고 적는다. 그리고 극으로 갈수록 면적의 왜곡이 심해진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바다에서 쓰려고 만든 도법을 면적 비교에 쓰면 어긋남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2026년 유엔 총회 결의 A/80/L.104와 Equal Earth 도법
유엔 아프리카 특별보좌관실(OSAA)은 유엔 총회가 2026년 9월 4일 결의 A/80/L.104 'Correct the Map'을 채택했다고 밝힌다. 이 결의는 토고와 아프리카연합이 주도했다. UN News는 표결 결과가 164대 1이었다고 전한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 구상을 '급진적 이념 사업'의 일부라고 하며 유일한 반대표를 던졌다. 에스토니아, 조지아, 리투아니아, 몰도바, 세르비아, 우크라이나 6개국은 기권했다. 프랑스 외무장관 장노엘 바로(Jean-Noël Barrot)는 표결 몇 시간 전 세계지도에서 메르카토르 도법을 포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OSAA는 결의가 메르카토르 도법을 금지하거나 대체를 강제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대신 상대적 크기가 중요할 때 Equal Earth 도법 같은 등면적 지도를 쓰도록 권장한다. 평면 지도가 구형 행성을 나타내는 데서 갖는 한계를 가르치라는 권고도 함께 담겼다. OSAA는 등면적 지도가 아프리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고 적는다. 극지방에 가까운 육지에 메르카토르 도법이 주는 과장을 없앤다는 설명이다.
결의는 2018년에 개발된 Equal Earth 도법을 상대적 크기를 더 정확히 표현하는 투영법으로 지적한다. 모내시대학교(Monash University)가 공개한 2019년 논문 'The Equal Earth map projection'은 이 도법을 세계지도용 정적 의사원통 도법으로 소개한다. 널리 쓰인 로빈슨 도법(Robinson projection)에서 착안했지만, 지역 간 상대적 면적비를 유지한다는 점이 다르다. 투영 방정식은 구현이 간단하고 계산이 빠르다고 적혀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페터스 도법(Peters projection)이 모양은 실제와 다르지만 면적이 정확하다고 설명한다.
기관과 문헌별로 쓰는 도법 항목별 정리
같은 질문을 기관별로 놓으면 선택이 갈린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수십 년 동안 폴리코닉 도법만 쓰다가, 지금은 여러 보편적 투영법을 간행 지도에 쓴다. 지형도와 주 기본도 시리즈 같은 대축척 지도에는 횡축 메르카토르 도법과 람베르트 정각원추 도법 같은 정각 투영법을 쓴다. 같은 기관은 횡축 메르카토르 도법에 기반한 1:24,000 7.5분 지형도가 모든 면에서 거의 정확하다고 설명한다. 소축척 세계 메르카토르 지도에서는 고위도 왜곡이 극단적이다. 같은 고위도의 좁은 지역을 바르게 배치한 횡축 메르카토르 지도에서는 그 왜곡이 거의 사라진다고 적혀 있다.
항목별로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미국 해양대기청 해안측량국은 해도에 메르카토르 도법을 쓰고, 축척은 1:2,500에서 1:1,000만이다. 그다음 미국 지질조사국은 1987년 전문보고서 1395호로 존 P. 스나이더(John P. Snyder)의 'Map projections: A working manual'을 냈고, 본문은 385쪽이다. 같은 기관은 위성에서 지구를 저왜곡으로 연속 매핑하려고 우주 사교 메르카토르(Space Oblique Mercator)를 설계했다. 이 보고서는 Crossref 기준 674개 문헌에 인용되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원통을 90도 돌려 왜곡을 최소화한 횡축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국내 지도를 만들고, 세계 지도는 2011년부터 로빈슨 도법으로 제작한다. 면적 숫자가 궁금한 독자는 한국의 면적을 살펴본 다른 글도 함께 읽을 수 있다.
한국지도학회지에 실린 한 논문은 대한민국 주변도 제작에 가장 적절한 투영법을 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후보로는 람베르트 정형원추도법, 알베르스 정적원추도법, 람베르트 정적방위도법, 정거방위도법 네 가지가 선정되었다. 왜곡 분석에는 극소 스케일의 국지적 왜곡도 지수를 쓰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었다. 분석 플랫폼으로는 국지적 왜곡도 지수에 기반한 PDAT(Projection Distortion Analysis Tool)가 선정되었다. 종합 검토 결과 최종 투영법은 람베르트 정적방위도법이었다. 이 논문은 한국연구재단 KCI 포털의 논문 정보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기관·문헌 | 쓰는 도법 | 근거에 적힌 숫자·연도 |
|---|---|---|
| 미국 해양대기청(NOAA) 해안측량국 해도학 안내 | 메르카토르 도법(해도·ECDIS 표시) | 축척 1:2,500~1:1,000만, 종이 해도 발행 2024년 종료, 도법 1569년 발표 |
| 미국 지질조사국(USGS) 지도 투영법 문답 | 횡축 메르카토르 기반 7.5분 지형도 | 축척 1:24,000, 포스터에 도법 18개 |
| 미국 지질조사국 전문보고서 1395호 | 횡축 메르카토르, 람베르트 정각원추, 우주 사교 메르카토르 | 1987년 발간, 본문 385쪽, Crossref 인용 674건 |
| 국토지리정보원(NGII) 지도 투영 | 국내 지도는 횡축 메르카토르, 세계 지도는 로빈슨 | 세계 지도 2011년부터, 원통 90도 회전 |
| 한국지도학회지 논문(KCI) | 람베르트 정적방위도법 최종 선정 | 후보 4개, 분석 플랫폼 PDAT, 발표 연도 확인 안 됨 |
| 유엔 총회 결의 A/80/L.104 | Equal Earth 등 등면적 지도 권장 | 2026년 9월 4일 채택, 164대 1, 기권 6개국, Equal Earth 2018년 개발 |
정리
질문의 답은 도법의 목적에 있다. 메르카토르 도법은 항해를 위해 방향을 지키고 면적을 내준 도법이다. 그래서 지도에서 그린란드가 아프리카와 비슷해 보이지만, UN News에 따르면 아프리카가 약 14배 크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거리, 방향, 모양, 면적이 모두 정확한 지도는 만들 수 없다고 적는다.
OSAA는 어떤 투영법도 지구의 곡면을 평면에 완벽하게 재현할 수 없다고 정리한다. 각 도법은 면적, 형태, 거리, 방향 가운데 일부를 희생하고 서로 다른 용도에 맞는다는 설명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모든 등면적 지도에서 형태가 다소 왜곡된다고 밝힌다. 2026년 결의는 구속력이 없고, 메르카토르 도법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지도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을 비교하려는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