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답, 발생 해역이 이름을 가른다

태풍(颱風)과 허리케인(hurricane)과 사이클론(cyclone)은 같은 기상 현상이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허리케인과 태풍의 유일한 차이가 폭풍이 발생한 장소라고 설명한다. 세 이름은 모두 열대저기압(tropical cyclone)을 가리킨다. 북대서양과 중부·동부 북태평양에서는 허리케인이라고 부른다. 북서태평양에서는 태풍이라고 부른다. 남태평양과 인도양에서는 총칭인 트로피컬 사이클론을 쓴다.

강도를 나누는 기준은 기관마다 다르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최대지속풍속 시속 74마일 이상을 허리케인, 태풍, 사이클론으로 분류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중심 부근 최대풍속 33㎧ 이상을 태풍(TY)으로 구분한다. 기상청(KMA)은 2026년 제1호 태풍 '노카엔(NOKAEN)'부터 숫자체계 강도를 제공한다. 같은 폭풍도 어느 기관의 기준으로 적었는지에 따라 표기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 해설이 말하는 해역별 이름과 '태풍'이라는 말의 유래

미국 해양대기청 해양서비스(National Ocean Service)의 열대저기압 해설 페이지는 두 이름을 비교한다. 허리케인과 태풍의 차이를 다루는 대목은 이렇게 적는다. "허리케인과 태풍의 유일한 차이는 폭풍이 발생한 장소다." 영어로 쓰인 문장을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같은 페이지는 열대저기압을 총칭으로 설명한다. 열대저기압은 열대나 아열대 해상에서 생겨 하층에 닫힌 순환을 가진, 회전하며 조직화된 구름과 뇌우의 시스템이다.

이름은 해역에 따라 갈린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북대서양과 중부 북태평양, 동부 북태평양에서 허리케인이라는 말을 쓴다고 적는다. 같은 종류의 교란이 북서태평양에서 생기면 태풍으로 불린다. 남태평양과 인도양에서는 바람의 세기와 무관하게 총칭인 트로피컬 사이클론을 쓴다. 기상청도 같은 구분을 설명한다. 기상청은 북서태평양에서는 태풍, 북중미에서는 허리케인, 인도양과 남반구에서는 사이클론이라고 부른다고 적는다.

'태풍'이라는 말의 유래도 기상청 해설에 실려 있다. 기상청은 이 단어가 1904년부터 1954년까지의 기상관측 자료를 정리한 「기상연보(氣像年報) 50년」에 처음 등장했다고 설명한다. 태풍의 '태(颱)' 자가 중국에서 가장 처음 쓰인 예는 1634년에 편집된 《복건통지(福建通志)》 56권 <토풍지(土風志)>에 있다. 영어 'typhoon'은 1588년 영국에서 쓰인 예가 있다. 프랑스에서는 1504년에 'typhon'이라고 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항구의 어선을 설명하기 위한 AI 재현 이미지
AI로 재현한 일러스트 · 실제 사진 아님 — 비바람이 몰아치는 항구의 어선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 이미지

시속 74마일과 17㎧, 미국 해양대기청·세계기상기구·일본 기상청의 문턱

미국 해양대기청은 발달 단계를 바람으로 나눈다. 먼저 열대저압부의 최대지속풍속이 시속 39마일에 이르면 열대폭풍이 된다. 그다음 최대지속풍속이 시속 74마일 이상이 되면 허리케인, 태풍, 사이클론으로 분류된다. 어떤 이름이 붙을지는 폭풍이 세계 어디에서 발생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세계기상기구의 구분은 미터 단위다. 기상청 설명에 따르면 세계기상기구는 중심 부근 최대풍속 33㎧ 이상을 태풍(TY)으로 본다. 25~32㎧는 강한 열대폭풍(STS), 17~24㎧는 열대폭풍(TS), 17㎧ 미만은 열대저압부(TD)다. 한국과 일본은 최대풍속 17㎧ 이상인 열대저기압 모두를 태풍이라고 부른다. 기상청 분류표는 17~24㎧를 34~47kt로 함께 적고, 1㎧가 약 1.94kt에 해당한다고 밝힌다.

일본 기상청(JMA)은 노트 단위를 쓴다. 일본 기상청은 TS를 최대지속풍속 34노트 이상 48노트 미만인 열대저기압으로 정의한다. 단위가 다르면 같은 바람도 다른 숫자로 적힌다고 볼 수 있다.

기상청 강도분류, 2026년 제1호 태풍 노카엔부터 숫자체계

기상청의 태풍 강도 표기는 바뀐다. 기상청은 강도분류를 '-', '중', '강', '매우강', '초강력'으로 구분해 왔다. 그다음 2026년 제1호 태풍 '노카엔(NOKAEN)'부터 숫자체계 강도로 제공한다고 밝힌다. 숫자체계에서 강도 1은 최대풍속 17m/s(61km/h, 34kt) 이상 25m/s(90km/h, 48kt) 미만이다. 강도 5는 최대풍속 54m/s(194km/h, 105kt) 이상이다.

크기 표기도 달라졌다. 기상청은 태풍정보서비스 개선에 따라 2020년 5월 15일 이후 크기 분류 대신 강풍반경과 폭풍반경 정보로 제공한다. 강풍반경은 태풍 중심에서 풍속 15m/s 이상의 바람이 부는 반경이다. 폭풍반경은 태풍 중심에서 풍속 25m/s 이상의 바람이 부는 반경이다. 두 반경은 태풍의 영향 범위를 가늠하는 값으로 볼 수 있다.

열대 해상 위로 솟은 거대한 뇌우 구름을 설명하기 위한 AI 재현 이미지
AI로 재현한 일러스트 · 실제 사진 아님 — 열대 해상 위로 솟은 거대한 뇌우 구름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 이미지

사피어-심프슨 등급과 호주 기상청 등급을 항목별로 비교

미국과 호주는 각자의 등급 체계를 쓴다. 미국 해양대기청 국립허리케인센터(National Hurricane Center)의 사피어-심프슨 허리케인 풍속 등급은 최대지속풍속만을 근거로 한 1~5 등급 체계다. 이 등급은 폭풍해일, 호우 침수, 토네이도 같은 다른 위험은 반영하지 않는다. 모든 허리케인이 생명을 위협하는 바람을 만들지만, 3등급 이상은 '메이저 허리케인'으로 불린다. 같은 문서는 북서태평양에서 지속풍속이 시속 150마일을 넘는 열대저기압에 '슈퍼 태풍'이라는 용어를 쓴다고 적는다.

두 체계를 항목별로 나란히 보면 차이가 드러난다. 판정 기준은 둘 다 바람이다. 사피어-심프슨 등급은 최대지속풍속만 본다. 호주 기상청(Bureau of Meteorology) 등급은 최대 평균풍속을 기준으로 한다. 호주 기상청은 열대저기압 강도를 1(가장 약함)에서 5(가장 강함)까지 매긴다. 호주 기상청도 이 등급이 다른 위험의 심각성은 나타내지 않는다고 적는다.

가장 낮은 단계부터 보자. 사피어-심프슨 1등급은 지속풍속 시속 74~95마일(119~153km/h)이다. 호주 1등급의 최대 평균풍속은 63~88km/h다. 사피어-심프슨 5등급은 지속풍속 시속 157마일(252km/h) 이상이다. 호주 5등급은 최대 평균풍속이 200km/h를 넘고 순간최대풍속이 279km/h를 넘는다. 호주 3등급은 '심각(severe)'으로 불리고 순간최대풍속이 165~224km/h에 이른다.

정리

태풍과 허리케인과 사이클론은 같은 열대저기압이다. 이름을 가르는 것은 폭풍이 발생한 해역이다. 강도는 기관마다 다른 기준과 단위로 나뉜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마일, 세계기상기구와 기상청은 미터, 일본 기상청은 노트로 적는다. 숫자가 달라 보여도 기준이 되는 바람의 값을 함께 보면 비교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원문은 독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기상청 날씨누리의 태풍 해설 문서에 강도분류와 반경 설명이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 해양서비스와 국립허리케인센터 누리집에는 명칭 구분과 사피어-심프슨 등급 설명이 있다. 일본 기상청이 운영하는 RSMC 도쿄-태풍센터는 세계기상기구 세계기상감시(WWW) 프로그램 틀 안에서 열대저기압 정보를 3시간마다 발표한다. 호주 기상청의 열대저기압 안내 페이지에서는 등급별 풍속을 볼 수 있다.

흐린 하늘 아래 기상 관측 풍속계을 설명하기 위한 AI 재현 이미지
AI로 재현한 일러스트 · 실제 사진 아님 — 흐린 하늘 아래 기상 관측 풍속계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 이미지